광주일보 1면기사-새날학교관련보도:우리도 대학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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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1면기사 ---광주·전남 다문화 2세 1만명 시대
[함께 열어요, 우리의 미래] 2010년 10월 14일(목) 00:00
① 우리도 대학가고 싶어요
“저는 왜 대학 진학이 불가능한 겁니까? 제가 갈 수 있는 학교는 대안학교가 전부인데, 학력을 인정 안해주면 어디서 대안을 찾아야 합니까?”
타이완(臺灣)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나 타이완에서 살아온 쩡징리(曾敬藜·19)양은 3개월 전 한국에 건너왔다. 쩡양은 어머니 나라인 한국에서 살기로 하고 우선 다니기에 적당한 학교부터 찾았다.
중국어는 물론 한국어도 익숙하게 구사하지만 쩡양은 입시 위주인 한국 일반 고교 진학에 어려움이 컸다. 학업을 지속할 수 있는 방법은 다문화 가정을 위한 대안학교가 전부였다.
개교 3년째로 국내 최대규모 대안학교인 광주 새날학교(교장 이천영·광주시 광산구 삼도동)에 재학중인 그녀는 2개국어를 능숙히 구사할 수 있는 자신의 장점을 살려 대학의 관광통역과에 들어가는 게 목표.
그러나 현행 한국 법률로 정식학력을 인정받지 못하는 대안학교 학생인 그녀에게 대학 입학은 이룰 수 없는 꿈이다. 검정고시를 치러 대입자격을 얻을 수 있지만 한국생활 3개월째인 쩡양에게 검정고시 통과는 또 하나의 높다란 장벽일 뿐이다.
새날학교는 내년 2월 처음으로 5명의 고등학교 과정 졸업생을 배출한다.
그러나 미인가 교육시설이라는 이유로 정식학력 인정이 안돼 졸업예정 학생들의 진로는 불투명하다. 대학 입학을 손꼽아 기다리던 5명의 졸업과정 이주 자녀들은 유급까지 고려하며 공립학교 인가가 날 시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 4월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일부 후보들은 새날학교의 정식 학력인가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았다. 새날학교 교사와 재학생들은 정식학력이 인정된다는 소식에 기념식까지 개최하며 큰 기대감에 부풀었다.
최근 교육당국이 공립 대안학교 사업을 원점으로 되돌리면서 학생들은 큰 상실에 잠겼다. 졸업을 앞뒀던 학생 중 10명이 곧바로 학교를 그만뒀다. 나머지 학생들은 불안한 진로에 대해 여전히 고민중이다.
일본에서 한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5개월 전 한국을 찾은 김민정(16)양은 한국말이 익숙치 않아 새날학교에서 중등과정을 이수중이다.
졸업은 멀었지만 쩡양 앞에 닥친 현실이 3년 후에도 이어질까 두렵기만 하다. 김양 역시 새날학교에서 고등과정을 이수한다 해도 정식졸업장은 초등학교가 전부이기 때문이다.
새날학교는 정식으로 교직을 이수한 교사 15명에 일본어, 중국어, 필리핀어 통역 교사까지 있다. 입학 후 초기에는 한국어를 집중적으로 가르친 후 한국의 여느 고등학교와 크게 차이 없는 학사과정을 거친다.
그러나 언어와 문화가 달라 정상 학사과정을 이수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선입관으로 정식학력을 인정하지 않는 현실의 높은 ‘벽’이 다문화가정 자녀의 푸른 꿈을 가로막고 있다.
김영경(49) 새날학교 교감은 “국가적 대책이 필요하다. 과거에 누가 몇 년새 이주 자녀들이 급속도로 불어나 사회문제가 될 것이라고 상상이라도 했겠나. 기존의 법과 규정을 따지지 말고 이들을 보듬고 사회와 함께 가기 위해서는 빨리 현실을 반영해야 한다”고 대책을 촉구했다.
/임동률기자 exian@kwangju.co.kr
(광주·전남지역 다문화 가정 자녀들이 1만명을 훌쩍 넘어섰다. 그러나 광주·전남의 미래를 일궈갈 이들에게 주어진 환경은 척박하다. 사회에 첫 걸음을 떼는 학교문턱은 여전히 높고, 순혈주의에 매몰된 우리사회는 따뜻한 시선을 보내는 데 인색하다. 2007년 연중 시리즈 ‘온누리안 리포트’, 2008년 ‘고마워요 당신의 땀방울’ 을 통해 다문화 시대를 집중 조명해온 광주일보는 다문화 가정자녀가 겪는 학교·가정에서의 문제점을 짚어보고 그들의 꿈과 미래를 조명한다.)
[함께 열어요, 우리의 미래] 2010년 10월 14일(목) 00:00
① 우리도 대학가고 싶어요
“저는 왜 대학 진학이 불가능한 겁니까? 제가 갈 수 있는 학교는 대안학교가 전부인데, 학력을 인정 안해주면 어디서 대안을 찾아야 합니까?”
타이완(臺灣)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나 타이완에서 살아온 쩡징리(曾敬藜·19)양은 3개월 전 한국에 건너왔다. 쩡양은 어머니 나라인 한국에서 살기로 하고 우선 다니기에 적당한 학교부터 찾았다.
중국어는 물론 한국어도 익숙하게 구사하지만 쩡양은 입시 위주인 한국 일반 고교 진학에 어려움이 컸다. 학업을 지속할 수 있는 방법은 다문화 가정을 위한 대안학교가 전부였다.
개교 3년째로 국내 최대규모 대안학교인 광주 새날학교(교장 이천영·광주시 광산구 삼도동)에 재학중인 그녀는 2개국어를 능숙히 구사할 수 있는 자신의 장점을 살려 대학의 관광통역과에 들어가는 게 목표.
그러나 현행 한국 법률로 정식학력을 인정받지 못하는 대안학교 학생인 그녀에게 대학 입학은 이룰 수 없는 꿈이다. 검정고시를 치러 대입자격을 얻을 수 있지만 한국생활 3개월째인 쩡양에게 검정고시 통과는 또 하나의 높다란 장벽일 뿐이다.
새날학교는 내년 2월 처음으로 5명의 고등학교 과정 졸업생을 배출한다.
그러나 미인가 교육시설이라는 이유로 정식학력 인정이 안돼 졸업예정 학생들의 진로는 불투명하다. 대학 입학을 손꼽아 기다리던 5명의 졸업과정 이주 자녀들은 유급까지 고려하며 공립학교 인가가 날 시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 4월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일부 후보들은 새날학교의 정식 학력인가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았다. 새날학교 교사와 재학생들은 정식학력이 인정된다는 소식에 기념식까지 개최하며 큰 기대감에 부풀었다.
최근 교육당국이 공립 대안학교 사업을 원점으로 되돌리면서 학생들은 큰 상실에 잠겼다. 졸업을 앞뒀던 학생 중 10명이 곧바로 학교를 그만뒀다. 나머지 학생들은 불안한 진로에 대해 여전히 고민중이다.
일본에서 한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5개월 전 한국을 찾은 김민정(16)양은 한국말이 익숙치 않아 새날학교에서 중등과정을 이수중이다.
졸업은 멀었지만 쩡양 앞에 닥친 현실이 3년 후에도 이어질까 두렵기만 하다. 김양 역시 새날학교에서 고등과정을 이수한다 해도 정식졸업장은 초등학교가 전부이기 때문이다.
새날학교는 정식으로 교직을 이수한 교사 15명에 일본어, 중국어, 필리핀어 통역 교사까지 있다. 입학 후 초기에는 한국어를 집중적으로 가르친 후 한국의 여느 고등학교와 크게 차이 없는 학사과정을 거친다.
그러나 언어와 문화가 달라 정상 학사과정을 이수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선입관으로 정식학력을 인정하지 않는 현실의 높은 ‘벽’이 다문화가정 자녀의 푸른 꿈을 가로막고 있다.
김영경(49) 새날학교 교감은 “국가적 대책이 필요하다. 과거에 누가 몇 년새 이주 자녀들이 급속도로 불어나 사회문제가 될 것이라고 상상이라도 했겠나. 기존의 법과 규정을 따지지 말고 이들을 보듬고 사회와 함께 가기 위해서는 빨리 현실을 반영해야 한다”고 대책을 촉구했다.
/임동률기자 exian@kwangju.co.kr
(광주·전남지역 다문화 가정 자녀들이 1만명을 훌쩍 넘어섰다. 그러나 광주·전남의 미래를 일궈갈 이들에게 주어진 환경은 척박하다. 사회에 첫 걸음을 떼는 학교문턱은 여전히 높고, 순혈주의에 매몰된 우리사회는 따뜻한 시선을 보내는 데 인색하다. 2007년 연중 시리즈 ‘온누리안 리포트’, 2008년 ‘고마워요 당신의 땀방울’ 을 통해 다문화 시대를 집중 조명해온 광주일보는 다문화 가정자녀가 겪는 학교·가정에서의 문제점을 짚어보고 그들의 꿈과 미래를 조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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