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반신문 칼럼 7월 셋째주:중국동포의 안타까운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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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중국동포의 안타까운 죽음
글 쓴 이: 이천영 - 광주 새날학교 교장 사)외국인근로자문화센터소장
기사 게재일 : 2008.07.22
식당에서 일하는 중국동포(조선족)들과 마주치는 일이 더 이상 낯설지 않은 풍경이 됐다. 3D업종 이라 불리는 일터에는 어김없이 그들이 있다. 이 미 30만 명을 넘어선 중국동포들은 장기체류 외 국인의 40%를 차지할 정도다. 부자의 꿈을 이루 기 위해 잘사는 고국을 찾는 이들의 발길이 끊이 지 않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고국으로부터 마음 의 위안조차 받을 수 없다고 불만을 터트린다.
이런 저런 인연을 통해 많은 중국동포들이 센터 를 찾고 있다. 그런데 며칠 전 조선족 노숙자가 있다는 연락을 받고 찾아가 데려왔다. 오랜 노숙 생활로 인하여 온몸에 악취가 나고 오른팔 부분과 다리에 상처가 심하여 몹시 부어있고 썩어들어가 는 상태로 건강상태가 좋지않아 기독병원에 입원 시켜 치료를 받게했다.
담당의사는 환자의 상태가 위독하니 중환자실로 이송 집중치료가 필요하다 했다. 환자의 상태가 위독한 지라 연락처와 가족 관계를 물었으나 2~3일 치료받고 갈테니 묻지말 아 달라며 대답을 회피했다. 여권이나 외국인 등 록증도 없이 겨우 자신의 이름과 생년월일만 말하 고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나중에 알고 보니 아들 대학등록금 마련을 위해 고국행을 결심한 조선족 가장이었다. 중국에서 공 사장 잡일을 했던 조씨의 수입으로는 등록금을 대 기에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조씨는 취업비자 를 발급받아 지난해 한국행 비행기를 탔다. 건강 검진 결과 이상이 있어, 정상적인 취업이 어려워 지자 조씨는 누나, 남동생과 헤어진 뒤 노동판을 전전하다 상처를 입고 쓰러져 노숙자로 오인되었 다가 사망한 것이었다.
수소문 끝에 동생과 누나를 찾았지만 한국에 입 국하기 위해 지불된 빚으로 하루 하루 살기 어려 운 상태였다. 병원비와 장례비가 이들이 감당하기 에는 너무 많아 걱정하던 차에 광주기독병원 의사 들과 직원들이 모금하여 장례비를, 광주사회복지 공동모금회에서 병원비를 지원하여 장례를 무사 히 치렀다. 사망자 동생은 화장한 유골을 산에 뿌리자 했지 만 유일한 혈육인 아들이 언젠가 아버지의 유품을 찾을지 몰라 시골 친지에 부탁해 보관키로 했다.
그러나 걱정되는 것은 매달 아버지가 보내는 돈으 로 공부하는 아들이다. 엄마는 어렸을 때 집을 나 가 소식이 없다고 했다. 그래서 학업을 중지해야 할 지 모른다. 아버지의 소원은 아들이 대학을 졸 업하고 출세하는 것을 보는 것이었을지 모른다. 그리고 공부하는 아들을 위해 한국 땅에서 온갖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참아냈을 것이다. 따라서 연 락처를 말하지 않은 것은 행여라도 공부하는 아들 에게 걱정을 끼치지 않으려는 아버지의 배려였을 지도 모른다.
중국동포 가장의 안타까운 죽음으로 무너질 아 들의 꿈을 이룰 수 있는 길은 따뜻한 동포애다. 굴곡진 역사를 가슴에 안고 살아온 중국동포의 꿈 은 어쩌면 앞서 살아온 선조들의 꿈일지 모르기에 필자는 도울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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