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신문 칼럼 8월 네째주:가슴 아픈 이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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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가슴 아픈 이별
필자: 이천영 : 광주 새날학교 교장 사)외국인근로자문화센터 소장
기사 게재일 : 2008.08.26
우리는 매일 삶의 현장에서 큰일과 작은 일, 중요한 일과 중요하지 않은 일을 판단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때로 중요한 일은 하찮게 여기고 하찮은 일 때문에 많은 시간을 낭비해 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말로 중요한 일이 무엇인지 알고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아니면 중요하지도 않은 일에 정력과 시간을 낭비하며 살아가고 있는지 늘 점검해 봐야 할 것이다.
어느 외국인 근로자의 이야기이다. 8년 전 갓 결 혼한 아내를 뒤로 한 채 한국행을 결심했다. 집안을 일으켜 보겠다는 생각 하나로 눈물로 배웅하는 아내를 가슴에 묻은 체 한국에 왔다. 처음 3년은 산업연수생으로, 그 후 5년은 불법체류자로 일했다. 산업연수 3년 동안 살집도 마련하고 빚도 갚고 돌아갈 날을 손꼽아 기다렸다.
기다리는 아내가 그리워 가슴에 사무쳤다. 하지만 돌아가기 몇 주전 자연재해로 마련된 집과 재산이 송두리째 날아가고 말았다. 결국 다시 주저 않기로 작정하고 이 곳 저 곳을 떠도는 불법체류자가 되었다. 1년만 더하고 가자며 미룬 것이 벌써 5년이 지났다. 아내와 산 것이 단지 3개월이라 자녀도 없이 많은 세월이 지났다. 그래서 아내는 가물거리는 남편의 얼굴을 회상하며 돌아오기를 원했다. 하지만 아버지는 와 봐야 뾰족한 수 없으니 할 수 만 있으면 좀 더 머물며 돈을 벌어올 것을 요구한다고 했다.
그래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타국의 나그네가 되었다. 아내의 사진을 가슴에 지니고 다니며, 만나는 사람마다 가녀린 아내를 보여주며 묻는다. 예쁘냐고. 그러나 대답도 듣기 전에 그의 눈은 이미 하늘 끝 고국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삶이 무엇인지 돈 때문에 긴 이별이 사람의 가슴을 아프게 하고 있다. 가끔 이제 벌만큼 벌었으면 돌아가서 기다리는 아내의 한(恨)도 풀어주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권하지만 대답이 없다. 그는 돈을 시간보다 소중히 여기면, 잃어버린 시간은 돈으로 살 수 없다 는것을 망각하고 사는지도 모른다.
돈이 모든 것이 아니라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다. 어떤 아랍 사람이 사막에서 길을 잃었다. 가지고 있던 식량이 다 떨어졌다. 이틀간 먹지도 마시지도 못하고 결사적으로 걸었다. 마침내 사막 가운데서 작은 샘터를 발견했다. 급히 물을 마시고 보니 얼마 전에 천막을 쳤던 흔적을 발견했다.
행여 음식 조각이라도 있을까하는 마음으로 자세히 주변을 살펴보았다. 그러다가 주머니 하나를 발견했다. 얼른 만져보니 손에 떡처럼 단단한 것이 만져졌다. 미친듯이 주머니를 열어보았다. 그리고 주머니 속에 있는 것을 한 움큼 꺼내 보니 금덩이였다. 그러자 “겨우 금덩이였단 말인가?”소리치며 금덩이들을 사방에 던져버렸다. 그리고 사막에 누워 서서히 죽어 갔다고 한다.
따라서 필자는 다음에 만나면 긴 이별을 끝내고 사랑하는 아내와 행복한 삶을 꿈꾸라고 다시 한 번 권해 볼 생각이다. 우선 적지만 가진 돈을 모아 자신이 살아야 할 땅에서 정착할 방법을 모색하는 편이 낳으리라 생각되기 때문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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