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칼럼-4월5주: 어느 외국인 노동자의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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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영 : 광주 새날학교 교장
기사 게재일 : 2008.04.29
어느 외국인 노동자의 죽음
필자가 외국인근로자문화센터 소장으로 일하는 동안 하루에 수십 통, 많게는 100여 통 전화가 온다. 내용인즉 싸움으로, 택시비가 없어서, 아파서, 직업때문에, 심지어 달아난 아내를 찾아달라는 내용 등이다. 피곤에 지친 밤 아무리 힘들어도, 사경을 헤매는 긴급 환자가 있기에 전화를 받는다.
그래서인지 영어, 러시아어, 중국어, 베트남어, 인도네시 아어의 뜻 모를 어휘들이 머릿속에 남아 가슴을 졸이는 경우가 많다. 또한 쉼터를 운영하기에 산재를 당한 자, 병든 자, 두고 온 아내 가출로 속앓이하는 자, 오갈데 없는 불법 체류자들이 함께 생활하고 있다. 하루 20~30여명이 거주하니 문제도 많다. 시설 또한 노후되어, 나날이 증가하는 외국인 돌보는데 힘들어지고 있다.
인근에 사는 건물주가 불안해하며 관리 좀 잘하란다. 2007년 여수외국인보 호소 화재사고 여파로 쉼터를 폐쇄하고 마음을 놓았다. 그러나 지난 겨울 새벽 전화를 받았다. 센터 앞에 외국인이 쓰러져 있다는 것이다. 충청도 진천에서 온 외국인이었다. 문이 잠겨, 밤새 기다리다 추위와 굶주림에 쓰러졌다.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하루 만에 사망했다.
수소문 끝에 가족을 찾았다. 아내가 달려와 오열하는 모습에 이방인의 슬픔이 짙게 배어 있었다. 남편은 몸이 아파 고생하다 광주에 가면 치료받을 수 있는 길이 있다며 길을 나섰단다. 장례비가 없어 여러 날을 지체하다 지인들의 도움으로 간신히 장례를 마쳤다. 그 후 쉼터를 다시 개방했다. 문제가 있을지언정 인심 야박함은 없어야겠기에….
국외 불법체류 한국인이 미국 25만명, 일본 5 만명에 달하며, 그 수는 갈수록 늘어가고 있다. 마찬가지로, 국내 체류 외국인은 106만여명으로 전체 주민등록 인구의 2%를 차지하고, 광주 거주 외국인은 1만여명이며 불법체류 외국인도 늘고 있다.
이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려면 누군가 나서야 한다. 박애정신을 가지고 다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 전문인이 필요하다. 영어를 기본으로 파키스탄어, 스리랑카어, 러시아어, 태국어, 중국 어, 베트남어, 몽골어, 네팔어 등을 할 수 있는 전문인력이 절실하다. 광주는 아시아 인권 문화중심도시를 추구한다. 인권과 문화를 세계적인 상품으로 개발해 아시아 문화수도를 지향하고있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아시아에서 온 외국인 근로자의 인권과 복지, 문화 창달이 바로 아시아문화중심도시로 나가는 첫 걸음이라 생각한다. 더불어 광주시민의 관심이 절실히 필요한 시기이다.
                
        
        
                
    이천영 : 광주 새날학교 교장
기사 게재일 : 2008.04.29
어느 외국인 노동자의 죽음
필자가 외국인근로자문화센터 소장으로 일하는 동안 하루에 수십 통, 많게는 100여 통 전화가 온다. 내용인즉 싸움으로, 택시비가 없어서, 아파서, 직업때문에, 심지어 달아난 아내를 찾아달라는 내용 등이다. 피곤에 지친 밤 아무리 힘들어도, 사경을 헤매는 긴급 환자가 있기에 전화를 받는다.
그래서인지 영어, 러시아어, 중국어, 베트남어, 인도네시 아어의 뜻 모를 어휘들이 머릿속에 남아 가슴을 졸이는 경우가 많다. 또한 쉼터를 운영하기에 산재를 당한 자, 병든 자, 두고 온 아내 가출로 속앓이하는 자, 오갈데 없는 불법 체류자들이 함께 생활하고 있다. 하루 20~30여명이 거주하니 문제도 많다. 시설 또한 노후되어, 나날이 증가하는 외국인 돌보는데 힘들어지고 있다.
인근에 사는 건물주가 불안해하며 관리 좀 잘하란다. 2007년 여수외국인보 호소 화재사고 여파로 쉼터를 폐쇄하고 마음을 놓았다. 그러나 지난 겨울 새벽 전화를 받았다. 센터 앞에 외국인이 쓰러져 있다는 것이다. 충청도 진천에서 온 외국인이었다. 문이 잠겨, 밤새 기다리다 추위와 굶주림에 쓰러졌다.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하루 만에 사망했다.
수소문 끝에 가족을 찾았다. 아내가 달려와 오열하는 모습에 이방인의 슬픔이 짙게 배어 있었다. 남편은 몸이 아파 고생하다 광주에 가면 치료받을 수 있는 길이 있다며 길을 나섰단다. 장례비가 없어 여러 날을 지체하다 지인들의 도움으로 간신히 장례를 마쳤다. 그 후 쉼터를 다시 개방했다. 문제가 있을지언정 인심 야박함은 없어야겠기에….
국외 불법체류 한국인이 미국 25만명, 일본 5 만명에 달하며, 그 수는 갈수록 늘어가고 있다. 마찬가지로, 국내 체류 외국인은 106만여명으로 전체 주민등록 인구의 2%를 차지하고, 광주 거주 외국인은 1만여명이며 불법체류 외국인도 늘고 있다.
이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려면 누군가 나서야 한다. 박애정신을 가지고 다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 전문인이 필요하다. 영어를 기본으로 파키스탄어, 스리랑카어, 러시아어, 태국어, 중국 어, 베트남어, 몽골어, 네팔어 등을 할 수 있는 전문인력이 절실하다. 광주는 아시아 인권 문화중심도시를 추구한다. 인권과 문화를 세계적인 상품으로 개발해 아시아 문화수도를 지향하고있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아시아에서 온 외국인 근로자의 인권과 복지, 문화 창달이 바로 아시아문화중심도시로 나가는 첫 걸음이라 생각한다. 더불어 광주시민의 관심이 절실히 필요한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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