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신문 6월 첫째주:아픔을 나누며 울어주는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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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아픔을 나누며 울어주는 사회
이천영 : 광주 새날학교 교장, 사)외국인근로자문화센터 소장
기사 게재일 : 2008.05.27
며칠 전 필자의 동생이 학교로 찾아왔다. 형이 보고 싶어 왔단다. 초라한 행색에 술 냄새가 풍겨왔다. 동생은 알콜 중독자다. 그는 44년을 아무렇게 살아왔다. 화나면 아무나 붙잡고 싸움질하고, 돈이 없어도 우선 먹고 떼를 쓰니 대책이 없었다.
그래서 어머니는 평생을 가슴앓이로 살았다. 7남매 중 동생만 아니었으면 부모님은 평안한 여생을 보냈을 것이다. 알콜중독자요양원, 정신병원을 보내봤지만 나오면 그대로였다. 결국 부모님이 피신하기에 이르렀고, 형제.자매도 동생이 싫고 무섭다며 연락을 끊고 산다. 부모님이 사시던 집을 홀로 차지해 살다보니, 외로움에 깊은 밤 어머니를 부르며 운단다.
그러나 불쌍한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동안 고통으로 가슴이 메말라 버렸다. 그런 동생이 까만 비닐봉지에 뒤틀어진 수박을 가져와 먹으란다. 그리고 하는 말이 엄마 한번만 만나게 해달란다. 하지만 수업시간에 쫓겨 차비를 쥐어주며 설득해 보냈다. 비틀거리며 돌아서는 모습을 보며 가슴으로 울었다.
세상에 눈물 없이 사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기쁨과 슬픔이 있으면 절로 눈물이 난다. 그러나 세상은 안 그런척하는 문화가 팽배하다. 힘들어도 안 드는척하고, 슬픈 일이 있어도 아무 일 없는 척 한다. 체면과 위선의 문화가 팽배해 모든 일이 평안한 것처럼 보이려 노력한다. 우리의 역사는 눈물의 연속이었다.
일본 식민지 아래에서 나라 빼앗긴 설움으로 온 나라가 방성대곡하였다. 한 민족이 남과 북으로 나뉘어 전쟁을 하고 산천초목이 초토화 되었다. 하루아침에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흩어지는 아픔도 겪었다. 전쟁을 겪은 우리 민족은 보릿고개를 지내며 굶기를 밥 먹듯 하고, 풀뿌리 나무뿌리 캐먹으며 겨우 목숨만 부지 했었다. 어린 나이에 시집온 어머니들은 밤만 되면 이불을 뒤집어쓰고 눈물로 세월을 보내기도 했다.
옛날에 안질로 고생하는 왕이 있었다. 눈이 찌르고 아팠지만 백약이 무효였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사람이 찾아와 왕의 눈병을 고치겠다며 나섰다. 왕은 그를 따라 궁궐 밖으로 나가 백성들이 사는 마을로 들어갔다. 왕이 생각했던 것보다 백성들의 삶은 비참하기 이를 데 없었다. 그 때 슬픈 통곡소리가 들려왔다. 찾아가 보니 쓰러져 가는 오막살이 단칸방에 누더기를 걸친 시체가 있고, 어린 자식 셋이 통곡하고 있었다. 처참한 정경에 왕도 눈물이 터져 통곡을 했다. 얼마 후 자신을 진정한 왕은 깜짝 놀랐다. 눈의 통증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우리 시대는 눈물이 메말라 가고 있다. 정치도, 사회도, 교육도, 교회도, 가정도 눈물 메마른 안질에 걸려 있다. 사랑으로 ‘너’를 보듬는 정(情)도 메말라가고 있다. 통곡하는 어린 삼 형제와 함께 아픔을 나누며 울어주는 사회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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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날학교 소개 <New World School> ----S.A.E.N.A.L----
다문화가정은 국제결혼가정, 외국인근로자, 새터민, 유학생들의 자녀를 위한 대안학교이며, 입학대상은 7~19세로 한국어를 모르는 외국인자녀나 학령기를 놓친 새터민 자녀로 구성, 교육과정은 한국어와 모국어를 중심으로 한 초중고 과정을 능력에 따라 무학년제로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10여국에서 온 20여명의 학생이 재학하고 있습니다.
운영주체는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초중고 교사들과 대학교수들, 지역사회 인사들이 십시일반 후원하여 학교를 운영하고 있으며 광주광역시 광산구 평동, 지하철 종점인 평동역 인근에 있는 평동초등학교와 중학교를 임대하여 운영하고 있는 따뜻한 학교입니다.
연락처 :062) 943-8935,011-644-6748/ 후원구좌 . 광주은행 153-107-009338, (외국인새날학교)
홈페이지:http://www.saenalschool.com(또는 검색창에 "새날학교" 클릭)
                
        
        
                
    이천영 : 광주 새날학교 교장, 사)외국인근로자문화센터 소장
기사 게재일 : 2008.05.27
며칠 전 필자의 동생이 학교로 찾아왔다. 형이 보고 싶어 왔단다. 초라한 행색에 술 냄새가 풍겨왔다. 동생은 알콜 중독자다. 그는 44년을 아무렇게 살아왔다. 화나면 아무나 붙잡고 싸움질하고, 돈이 없어도 우선 먹고 떼를 쓰니 대책이 없었다.
그래서 어머니는 평생을 가슴앓이로 살았다. 7남매 중 동생만 아니었으면 부모님은 평안한 여생을 보냈을 것이다. 알콜중독자요양원, 정신병원을 보내봤지만 나오면 그대로였다. 결국 부모님이 피신하기에 이르렀고, 형제.자매도 동생이 싫고 무섭다며 연락을 끊고 산다. 부모님이 사시던 집을 홀로 차지해 살다보니, 외로움에 깊은 밤 어머니를 부르며 운단다.
그러나 불쌍한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동안 고통으로 가슴이 메말라 버렸다. 그런 동생이 까만 비닐봉지에 뒤틀어진 수박을 가져와 먹으란다. 그리고 하는 말이 엄마 한번만 만나게 해달란다. 하지만 수업시간에 쫓겨 차비를 쥐어주며 설득해 보냈다. 비틀거리며 돌아서는 모습을 보며 가슴으로 울었다.
세상에 눈물 없이 사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기쁨과 슬픔이 있으면 절로 눈물이 난다. 그러나 세상은 안 그런척하는 문화가 팽배하다. 힘들어도 안 드는척하고, 슬픈 일이 있어도 아무 일 없는 척 한다. 체면과 위선의 문화가 팽배해 모든 일이 평안한 것처럼 보이려 노력한다. 우리의 역사는 눈물의 연속이었다.
일본 식민지 아래에서 나라 빼앗긴 설움으로 온 나라가 방성대곡하였다. 한 민족이 남과 북으로 나뉘어 전쟁을 하고 산천초목이 초토화 되었다. 하루아침에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흩어지는 아픔도 겪었다. 전쟁을 겪은 우리 민족은 보릿고개를 지내며 굶기를 밥 먹듯 하고, 풀뿌리 나무뿌리 캐먹으며 겨우 목숨만 부지 했었다. 어린 나이에 시집온 어머니들은 밤만 되면 이불을 뒤집어쓰고 눈물로 세월을 보내기도 했다.
옛날에 안질로 고생하는 왕이 있었다. 눈이 찌르고 아팠지만 백약이 무효였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사람이 찾아와 왕의 눈병을 고치겠다며 나섰다. 왕은 그를 따라 궁궐 밖으로 나가 백성들이 사는 마을로 들어갔다. 왕이 생각했던 것보다 백성들의 삶은 비참하기 이를 데 없었다. 그 때 슬픈 통곡소리가 들려왔다. 찾아가 보니 쓰러져 가는 오막살이 단칸방에 누더기를 걸친 시체가 있고, 어린 자식 셋이 통곡하고 있었다. 처참한 정경에 왕도 눈물이 터져 통곡을 했다. 얼마 후 자신을 진정한 왕은 깜짝 놀랐다. 눈의 통증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우리 시대는 눈물이 메말라 가고 있다. 정치도, 사회도, 교육도, 교회도, 가정도 눈물 메마른 안질에 걸려 있다. 사랑으로 ‘너’를 보듬는 정(情)도 메말라가고 있다. 통곡하는 어린 삼 형제와 함께 아픔을 나누며 울어주는 사회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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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날학교 소개 <New World School> ----S.A.E.N.A.L----
다문화가정은 국제결혼가정, 외국인근로자, 새터민, 유학생들의 자녀를 위한 대안학교이며, 입학대상은 7~19세로 한국어를 모르는 외국인자녀나 학령기를 놓친 새터민 자녀로 구성, 교육과정은 한국어와 모국어를 중심으로 한 초중고 과정을 능력에 따라 무학년제로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10여국에서 온 20여명의 학생이 재학하고 있습니다.
운영주체는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초중고 교사들과 대학교수들, 지역사회 인사들이 십시일반 후원하여 학교를 운영하고 있으며 광주광역시 광산구 평동, 지하철 종점인 평동역 인근에 있는 평동초등학교와 중학교를 임대하여 운영하고 있는 따뜻한 학교입니다.
연락처 :062) 943-8935,011-644-6748/ 후원구좌 . 광주은행 153-107-009338, (외국인새날학교)
홈페이지:http://www.saenalschool.com(또는 검색창에 "새날학교"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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