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드림신문-새날학교’ 교문은 희망의 문 > 보도자료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다름을 존중하며
서로를 사랑하는 새날인

SAENALSCHOOL

보도자료

광주드림신문-새날학교’ 교문은 희망의 문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새날
댓글 0건 조회 2,906회 작성일 10-06-21 13:56

본문


▲ 광주시 광산구 삼도동에 있는 새날학교, 다문화가정 자녀를 위한 유일한 대안학교다. 하지만 인가를 받지 못한 탓에 이렇다할 지원도 학력인정도 되지 않는다. 그래도 새날학교는 다문화 가정 자녀들에게는 꿈을 키우는 소중한 공간이다.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솜씨자랑에 나선 새날학교 고등부 학생들.
 
▲처음 접하는 장구가 신기하기만 하다.

--------------------------------------------------------------


다문화 가정 자녀들의 `꿈 터’
 
`새날학교’ 교문은 희망의 문 광주 유일 대안학교 4년째 운영…`공립 다문화 학교’ 인증에 `온 희망’
 
홍성장 hong@gjdream.com 
기사 게재일 : 2010-06-21 07:00:00
 
 
 광주시 교육청은 지난 3월 `공립 다문화 가정 자녀를 위한 대안학교’를 전국 최초로 만들겠다는 발표를 했다. 이주여성이나 외국인 노동자 등 다문화 가정 자녀들 문제 역시 우리가 함께 안아야 할 문제라는 인식에서였다. 하지만 그 걸음은 더디다. `최초’다보니 정해진 규칙도 지침도 없는 탓이다. 교육과정 마련 등 모든 것을 새롭게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다. 광주시 교육청의 설립방침은 변함이 없지만, 아직은 이렇다할 성과는 없다. 그렇다고 다문화 가정 자녀들을 위한 대안학교가 없었던 건 아니다. `공립’도 아니고 `사립 인가’도 받지는 못했지만, 지난 4년간 다문화 가정 자녀들을 위한 대안학교가 운영돼 왔다. 광주시 광산구 삼도동에 있는 `새날학교’다. 시 교육청 등으로부터 이렇다할 지원이 없는 탓에 `십시일반’ 도움의 손길로 어렵게 운영해 가고 있는 새날학교. 하지만 그곳은 다문화 가정 자녀들이 `낯선 땅’에서 꿈을 키워가는 소중한 공간이고, `사람의 정’을 알아가는 따뜻한 곳이다.

 

 꿈 키우는 소중한 공간

 자오진신(19) 군은 지난 3월16일 광주에 왔다. 엄마 따라온 한국이다. 그의 고향 `길림성’에서는 어엿한 고등학생이었다. 갑작스러운 엄마의 재혼. 그리고 이어진 한국행. 다니던 학교를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낯선 언어의 낯선 땅에서 고등학교 입학은 꿈도 꾸지 못했다. 모든 것이 힘들었다. 그러던 중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자신과 같은 처지에 있는 아이들에게 한글도 가르쳐주고, 친구도 사귈 수 있는 곳이 있다는 소리였다. 광주시 광산구 삼도동에 있는 `새날학교’였다. 새날학교에 입학하고 나서 요즘 그의 생활은 한마디로 재미 지다. `어머니’`아버지’`누나’`할아버지’`남동생’…. 삐뚤빼뚤 한글 단어가 그의 공책에 채워지는 만큼 마음속에는 행복이 채워져 갔다. 새날학교가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감사하고, 고맙다.

 최성강(18) 군은 지난해 7월 광주에 왔다. 낯선 환경에 적응하기 어려웠던 것은 그도 마찬가지였다. 혼자 한국어를 공부하는 것은 꿈도 꾸지 못했다. 친구도 없는 낯선 땅, 그의 유일한 친구는 컴퓨터였다. 외출은 꿈도 꾸지 못한 채 집에서 홀로 지냈다. `왜 엄마를 따라왔을까.’ 후회도 많았다. 그해 9월 용기를 내 새날학교에 입학했다. 거짓말처럼 모든 게 바뀌기 시작했다. 같은 처지에 있는 친구들과 함께 공부하면서 신났다. 채 일 년이 지나지 않았지만, 그는 한국말도 꽤 잘한다. 이제는 통역사가 되는 꿈을 꾸고 있다. 중국어도 잘하고, 한국말도 잘하기 때문에 통역사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새날학교는 그에게 꿈과 희망을 안겨줬다.

 훠이쉔 양은 외로움이 가장 참기 어려운 고통이었다. 무엇보다 마음 편하게 이야기를 나눌 친구가 필요했다. 그는 매일 밤 말도 통하지 않는 낯선 땅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나’ 걱정뿐이었다. 새날학교는 그런 그에게 친구를 만들어줬다. 피부색이 다르지만, 같이 한글을 익히며 서로에게 힘이 돼 줬다. 두렵기만 했던 한국생활이 이제는 즐겁다. 그 즐거움은 새날학교가 그에게 준 고맙고 가장 큰 선물인 셈이다.

 새날학교는 이주 여성과 이주 노동자들의 자녀들을 위한 대안학교다. 새날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은 자신의 뜻에 따라 한국에 온 아이들이 아니다. 부모의 선택이었고 그 선택으로 말미암아 살아야 할 세상, 나라가 바뀐 아이들이다. 나고 자란 나라의 언어, 문화, 습관들을 가지고 한국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다. 하지만 그들을 위한 우리 사회의 배려는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과 이주 노동자들의 자녀들이 겪는 어려움이 큽니다. 학령기가 돼도 한국어가 안 돼 일반학교에서는 수업을 따라갈 수 없어요.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적응에 어려움도 겪습니다. 국제결혼 등으로 아이들의 수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고 현재 우리나라에 약 1만5000여 명 정도가 있지만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은 1000명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나머지는 길거리에 방치되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다문화가정 자녀 배려없는 사회

 이천영 교장은 이들을 위한 학교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3년 전 새날학교를 세웠다.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했다.

 “5년 전부터 이런 학교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여기저기 뛰어다녔어요. 지금이야 다문화 가정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조금씩 이뤄지고 있지만 당시엔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았어요. 정부에 수차례 제안서를 써서 올려봐도 반려당하기 일쑤였습니다. 한국인 자녀들도 돌보지 못하는 상황인데 무슨 외국인이냐는 인식이 많았습니다.” 새날학교를 세우려는 노력은 계속됐다. 이 교장은 “하인스 워드가 여론에 오르내리면서 다문화 가정이 겪는 어려움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달라지기 시작한 게 컸다”고 했다. 어쨌든 전국 최초로 이들을 위한 대안학교인 새날학교가 세워졌다. 2007년 1월18일이었다. 지금은 14개국 82명의 아이들이 학교에 다닌다. 중국 출신의 아이들이 39명으로 가장 많다.

 새날학교에서는 현재 14개국에 해당하는 언어로 수업을 진행한다. 베트남, 필리핀, 중국 등에서 온 이주민 중 교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 교사로 활동한다. 새날학교의 교육은 일반학교의 정규교육과정이 기본이다. 하지만 다문화가정 자녀들의 특성을 최대한 살려 맞춤형 일대일 교육이나, 외국어 교육 및 예체능교육의 활성화된 교육과정으로 채워졌다. 학교에 다닐 나이가 아닌 영유아부터 초·중·고 학생 전체를 대상으로 운영하는 `전일제’ 대안학교다. 모든 게 무료이고, `국제결혼가정과 외국인유학생, 외국인근로자, 새터민 자녀들이 한국에서 한국인과 더불어 공동체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새날학교가 존재하는 이유다.



 영유아부터 초·중·고 대상

 3년이 넘는 기간 새날학교가 겪은 어려움도 많았다. 가장 큰 어려움은 돈 문제였다. 학교를 운영하는 데 일 년에 4~5억 원의 돈이 필요했다. 적지 않은 돈이다. 인가를 받지 못한 대안학교다보니 교육청으로부터 지원을 받을 수도 없었고, `십시일반’ 도움의 손길로 운영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에는 `폐교 위기’도 맞았다. 그동안 새날학교는 노동부의 사회적 일자리와 희망근로 지원인력, 지역의 뜻있는 후원자와 교직원의 헌신적 봉사를 통해 학교를 꾸렸다. 그런데 사회적 일자리 사업이 중단되면서 어려움이 가중됐다. 선생님들 월급도 줄 수 없는 처지였다. 떠나는 선생님들도 많았다. 월급도 줄 수 없는 형편에 마냥 잡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아이들에게도 떠날 수 있도록 해줬다. 하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떠날 수가 없었다. 말도 통하지 않는데다 일반학교를 다니다 마음에 상처를 받아 새날학교에 온 아이들이었기 때문이었다. 아이들은 오히려 “인가가 없어도 좋으니 새날학교에 다닐 수 있게만 해달라”고 했다. 새날학교의 문을 닫을 수 없는 이유였다.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지난해 법이 개정되면서 대안학교도 인가를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실낱같은 희망이었다. 그러나 새날학교는 인가 대상이 아니었다. 지난 2009년 폐교를 빌려 지금의 보금자리를 마련했는데, 임대 기간이 문제가 됐다. `5년 이상 임대 계약을 해야한다’는 규정 때문이었다. 새날학교는 2년이 부족한 `3년 임대 계약’이었다. 돈도 문제였다. 후원금 등으로 어렵게 운영해온 터라, 광주시 교육청은 `재정능력이 없다’는 이유를 들었다. 학력인증에 대한 희망도 사라졌다. 인가를 받지 못한 탓에 아이들은 학력인정을 받지도 못한다. 새날학교에서 아무리 좋은 교육을 받아 훌륭한 품성과 재능을 갖춰도 상급학교에 진학할 수 없는 셈이다.



 `재정능력 없다’인가도 어려워

 그래도 희망은 있다. 새날학교의 어려움이 알려지면서 광주시 교육청 등 주변의 관심이 늘었다. 새날학교 홈페이지에는 `도움을 주고 싶다’는 이들의 문의도 부쩍 늘었다. 광주시 교육청으로부터 `공립 다문화 가정 자녀를 위한 대안학교’ 설립 이야기도 나왔다. 다문화가정 자녀를 공교육의 틀 안으로 적극 수용해 학생들이 사회에 적응할 수 있는 체계적인 시스템을 마련하고, 국제적인 인재로 성장하는 데 도움을 주자는 취지로 광주시 교육청이 검토에 들어간 상태다. 광주시 교육청은 `공립학교 설립 추진단’과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대안학교 설립 운영위원회’를 구성해, 학교설립 위치와 개교시기, 정원, 교육과정 등 세부 설립계획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아직 결정된 것은 없지만, 새로 설립할 공립 대안학교는 새날학교를 재 단장해 사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에 있다. 새날학교가 이르면 내년 3월 `전국 최초 공립 다문화가정 자녀를 위한 대안학교’로 바뀔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아이들은 벌써부터 신이 난다. 왕카이 양은 “처음 한국에 왔을 때는 참으로 암담하고 고독하고 슬프고 희망도 보이지 않았다”면서 “그런 우리에게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고 학력도 인정받아 괜찮은 사회인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것은 나의 인생에 참으로 희망적인 메시지다”며 행복해했다.

 김흠 군은 “우리 학교가 인정(인가)받음으로 우리는 졸업증을 받을 수 있게 되고, 대학도 갈 수 있고, 자기의 꿈도 이루게 되었다”면서 “이 사회는 자격증(대학졸업장)이 없으면 직장을 얻을 수 없다는 것을 우리도 알고 있는데, 우리가 절망하고 있을 때 이런 기적이 이뤄진 것”이라며 고마워했다.

홍성장 기자 hong@gjdream.com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솜씨자랑에 나선 새날학교 고등부 학생들. 
 
 ▲처음 접하는 장구가 신기하기만 하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